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 아니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상황이 심각해지자 하나 둘 씩 재택근무를 선언하는 회사가 많아졌다. 우리 회사도 약 3주 정도 전부터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있다. 처음 재택근무를 도입한다는 공지를 전해들었을 때는 마치 고등학교 때 단축 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너무 좋겠다..
그래서 회사에서 공지해줄 때, 담담하게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괜히 좋았다. 아직 이 때는 재택근무가 가지고 있는 이면은 전혀 모른채 그저 집에서 편하게 하는 일 정도로 생각했으니까..
요즘에 재택근무에 대한 글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하나같이 모두 공감가는 것들 뿐이더라. 많은 분들이 자기관리라는 포인트로 글을 써주셨는데, 이런 글들을 두루 읽어보고 개인적으로 재택근무라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휴식 장소와 일하는 장소를 철저하게 분리되어야 한다.
내 방은 큰 편이 아니라서, 책상과 잠자리를 제외하고는 빈 공간이 없다. 어떻게 보면 사실상 잠자리에서 일을 하는 격이다. 그래서인지 일을 하는 도중 막히기 시작하면 생각을 핑계로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자꾸 드러눕는다. 회사의 환경같이 강제할 수 없으면 분리라도 해야한다.
그래서 지금은 이불을 모두 치워버리고 차디찬 바닥에 방석을 놓고 일하고 있다. (허리가 너무 아프다..)
점심시간, 휴식시간 등을 반드시 정해놓자.
원래는 옷도 출근하는 것 처럼 입자! 나를 불편하게 만들자! 등 자기가학(?)적인 글들도 많았는데, 그렇게까지..? 라는 생각도 조금은 들고 무엇보다 실행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최소한의 룰만 만들어서 소박하게 지키자는게 내 신념.. 두 번째는 시간 정해놓기다.
점심시간을, 휴식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그냥 하고싶을 때 갖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일하는 책상에 올려두고 먹으면서 일한다. 재택근무에 관한 글 중 한 가지 기억나는 문장이 있었는데, 정말 많이 공감이 됐다.
재택근무의 또 다른 핵심은 휴식이다. 집에서 일하면 일을 안할꺼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실제로 재택근무를 해보면 일만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냥 컴퓨터 앞에 계속 앉아있게 된다. 아무리 공부가 엉덩이 싸움이라지만, 이건 좀 지나친 것 같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생산성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회사에서는 중간에 동료분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하다못해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리프레시가 되는 반면, 집에서는 일과 휴식의 경계가 허물어져 그저 일, 일, 컴퓨터만 바라보게 된다.
퇴근은?
어딜 3개월차가 퇴ㄱ..
사실 위의 휴식과 시간관리 모두 오래 일하기 위함이다.. 아직 배울게 너무 많지만 재택 근무라는 감옥에 갇혀버려서, 원래는 옆자리 뒷자리 동료분들께 쉽게 물어보면 됐지만, 지금은 구구절절 슬랙 메시지를 보내야하니.. 거기다가 상대방이 집중하고 있다던지, 잠시 다른 일을 한다던지 알 수가 없어서 계속 주저하게 된다.
그래서 오래 붙잡기위해서 시간관리나 휴식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저찌 지금은 재택근무 3주차에 접어들었다.
재택근무는 한 달에 한 두번이 좋겠다.
이번 스프린트가 마무리되면 다시 포스팅과 함께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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